몇 년 전 겨울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고, 하루 종일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겨울을 타는 거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건강검진에서 비타민D 수치가 9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정상 수치가 30 이상이라고 하던데, 제 수치는 그보다 훨씬 낮았던 겁니다. 의사 선생님이 이 정도면 뼈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고 하셨을 때, 저는 비타민D가 그저 뼈에만 관련된 영양소라고만 생각했던 제 무지함을 깨달았습니다.

면역력 저하와 잦은 감기
비타민D는 '햇빛 비타민'이라고 불립니다. 햇빛을 쬐면 우리 피부가 자외선을 받아 비타민D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실내에서 생활하고, 밖에 나갈 때도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릅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하면 이미 해가 진 상태였습니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면역 체계가 약해집니다.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되고, 한번 걸리면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제 경험상 비타민D 영양제를 먹기 시작한 뒤로 감기에 걸리는 횟수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예전엔 겨울만 되면 한 달에 한 번씩은 목이 아프고 코가 막혔는데, 영양제를 먹은 그 겨울엔 단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자외선에 반응해서 비타민D를 만드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년층일수록 결핍 위험이 더 높습니다. 어르신들이 자주 아프시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나이 때문이 아니라, 비타민D 부족이 면역력을 떨어뜨린 결과일 수 있다는 겁니다.
뼈건강 악화와 근육 약화
의사 선생님이 제 비타민D 수치를 보시고 가장 먼저 말씀하신 게 뼈 건강이었습니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을 흡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 비타민이 부족하면 아무리 칼슘을 많이 섭취해도 몸이 제대로 흡수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몸은 뼈에 저장된 칼슘을 빼내서 쓰게 되고, 결국 뼈가 약해지고 부서지기 쉬워집니다.
저는 30대인데도 골밀도 검사에서 경계 수치가 나왔습니다. 젊은 나이에 이 정도면 나중에 골다공증 위험이 크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비타민D 결핍이 골다공증, 잦은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극히 드문 경우지만 어린이에게 구루병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비타민D 부족은 근육에도 영향을 줍니다. 근육 경련이 생기거나 근육이 약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다발성 경화증 같은 질환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1976년 덴마크에서 처음 발견된 사실인데, 위도가 높은 북쪽 지역 사람들이 햇빛을 더 많이 받는 남쪽 사람들보다 다발성 경화증 발병률이 높다는 겁니다. 햇빛이 부족하면 비타민D가 부족하고, 그게 신경과 근육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입니다.
건강한 뼈와 근육을 유지하려면 비타민D뿐만 아니라 마그네슘, 비타민K, 칼슘도 함께 섭취해야 합니다. 이 영양소들이 서로 시너지를 내서 흡수율을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비타민D 영양제를 먹으면서 마그네슘도 함께 챙겨 먹기 시작했습니다.
피로감과 기분 저하
솔직히 제가 비타민D 부족을 의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극심한 피로감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오후만 되면 눈꺼풀이 무거워졌습니다. 충분히 잤는데도 항상 피곤했습니다. 처음엔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주말에 푹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비타민D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몸속 200개 이상의 유전자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이 비타민이 부족하면 기분 변화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 나타나는 계절성 정서 장애는 비타민D 부족과 관련이 깊습니다. 햇빛이 부족한 겨울에 우울감이 심해지는 건 단순히 날씨 때문이 아니라, 비타민D 부족 때문일 수 있다는 겁니다.
저도 겨울마다 기분이 가라앉는 걸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겨울 우울증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던 겁니다. 그런데 비타민D 영양제를 먹기 시작하고 두 달쯤 지나니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덜 힘들어졌고, 오후에도 에너지가 유지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기분도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진작 검사할걸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비타민D 결핍은 단순히 피로나 기분 문제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건조한 피부, 부서지기 쉬운 머리카락, 구강 궤양, 잇몸 출혈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저는 겨울만 되면 입술이 트고 피부가 거칠어졌는데, 그것도 비타민D 부족 때문이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력 저하나 눈부심에 민감해지는 것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비타민D 부족은 생각보다 흔한 문제입니다. 특히 한국처럼 실내 생활이 많고 선크림을 꼼꼼히 바르는 환경에서는 더 심각합니다. 그런데 무작정 영양제만 먹는 것도 문제입니다.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이라 과다 복용하면 몸에 쌓여서 독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혈액 검사로 수치를 확인하고, 수치에 맞게 용량을 결정하는 게 맞습니다. 매일 낮에 15~30분 햇볕을 쬐는 것도 자연적인 보충 방법이지만, 수치가 많이 낮다면 영양제가 더 효과적입니다. 특정 생선, 달걀 노른자, 치즈, 강화 시리얼 같은 음식에서도 비타민D를 섭취할 수 있지만, 음식만으로 결핍을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피로하고 기분이 자꾸 가라앉는다면, 단순히 스트레스나 계절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한번쯤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