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혹시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들이 깜빡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그냥 나이 탓일까, 아니면 뭔가 시작된 걸까' 하고 불안해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최근 들어 그런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게 아니라 전단계 기간만 10년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 기간 동안 제대로 관리하면 80%는 정상이나 경도 인지 장애 상태로 머물 수 있다고 하니, 결국 지금 우리가 어떻게 먹고 어떻게 사느냐가 10년 뒤, 20년 뒤를 결정하는 셈입니다. 특히 식습관은 유전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부부가 유전자는 전혀 다른데 같은 시기에 비슷한 병을 앓는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전통 한식이 뇌 건강에 최적인 이유
지중해식 식단이나 마인드 다이어트가 뇌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우리가 예전부터 먹어왔던 전통 한식이 그 어떤 식단보다 뇌 건강에 최적화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저도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서양에서 건강식으로 각광받는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은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단백질, 충분한 야채 섭취, 올리브 오일이나 견과류를 통한 DHA 섭취, 그리고 한 달에 두 번 정도의 적절한 단백질 섭취입니다. 그런데 이게 정확히 우리 할머니 세대가 먹던 밥상이었습니다.
예전 한국인들은 야채 위주의 식단에 통곡물로 지은 밥을 먹었습니다. 고기는 자주 먹을 수 없어서 한 달에 한두 번 정도였고, 대신 간고등어나 자반, 명태 같은 등 푸른 생선으로 단백질을 채웠죠. 지금 생각해보면 등 푸른 생선 일주일에 두 번, 순수 단백질 한 달에 두세 번, 매일매일 야채 섭취, 적절한 탄수화물 섭취라는 완벽한 조합이었습니다. 실제로 저희 어머니 세대만 해도 밥상에 나물 서너 가지는 기본이었고, 국도 된장국이나 미역국처럼 담백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고기반찬보다는 생선 한 토막이 더 자주 올라왔고요.
그런데 사회가 부유해지면서 식단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흰 쌀밥에 고기 위주의 반찬, 배달 음식과 가공식품이 일상화되면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이 급증했고 이것들이 모두 치매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 직장생활 하면서 점심마다 고기 덮밥이나 라면을 먹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는 몰랐습니다. 흰 쌀밥이 설탕만큼이나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는 사실을요. 혈당이 오르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고, 이게 반복되면 세포들이 인슐린 저항성을 갖게 됩니다. 결국 당뇨 상태로 가는 거죠. 그래서 저는 지금 밥을 지을 때 무조건 콩이랑 보리쌀을 반반 섞어서 짓습니다. 처음엔 식감이 낯설었는데,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오히려 이게 더 익숙해지더군요.
그리고 우리 식단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염도라고 합니다. 저장을 위해 짜게 만드는 젓갈류나 조림류가 문제인데, 실제로 우리나라 염분 섭취량이 서양 사람들보다 네다섯 배나 높다고 하니 심각한 수준입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짠 음식에 익숙해서 국물 요리를 할 때마다 간을 세게 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의식적으로 슴슴하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처음엔 맹맹하다 싶었는데, 지금은 이게 재료 본연의 맛을 더 잘 느끼게 해준다는 걸 알았습니다.
간헐적 단식과 식사 타이밍의 중요성
16시간 간헐적 단식이라는 말,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하루 종일 굶다가 한두 끼만 먹는 게 몸에 좋을 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주변에 이걸 실천하는 분이 있었는데, 그분은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6시 출근 전에 엄청난 양의 아침을 드십니다. 하루 섭취 열량의 절반 이상을 아침에 먹는 거죠. 콩이랑 보리쌀 섞은 잡곡밥 한 그릇에 토란국, 갈비찜, 잡채, 고사리, 콩나물, 도라지까지 챙겨 먹고, 과일도 배하고 사과를 충분히 드신다고 합니다. 점심은 1시나 2시에 간단하게 먹고, 저녁은 샐러드나 물 한 잔 정도로 끝냅니다.
처음엔 이게 말이 되나 싶었는데, 직접 설명을 들어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아침에 하는 일이 많은 사람은 그 시간에 뇌와 몸이 가장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거죠. 뇌는 우리가 먹는 칼로리의 5분의 1, 마시는 산소의 5분의 1을 소비하는 굉장히 이기적인 기관입니다. 오전에 회진 돌고 회의하고 하루 6~7km를 걸어 다니는데 아침을 안 먹으면 뇌가 빈사 상태가 된다는 겁니다. 반대로 저녁에 과식하고 바로 자면 피가 소화를 위해 장으로 몰리고, 자는 동안 뇌의 노폐물을 제대로 씻어낼 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침형 인간은 아니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제 식사 패턴을 점검해봤습니다. 저는 주로 저녁에 일이 많은 편이라 저녁을 든든하게 먹는 습관이 있었는데, 문제는 밤 10시, 11시에 야식까지 먹고 바로 자는 경우가 많았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속이 더부룩하고 머리가 무거운 날이 잦았습니다. 그래서 최근 몇 달간 실험을 해봤습니다. 저녁은 7시 이전에 먹고, 자기 두 시간 전에는 물 외에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처음 일주일은 허기가 져서 힘들었는데, 2주차부터는 확실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 상태가 달라지더군요. 머리가 맑고 속도 편했습니다.
중요한 건 나의 생활 패턴에 맞는 식사 타이밍을 찾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침형 인간이라면 아침을 든든하게, 저녁형 인간이라면 저녁을 든든하게 먹되, 자기 전 두 시간은 반드시 비워야 한다는 원칙만 지키면 됩니다. 그리고 16시간 단식이 부담스럽다면 12시간 단식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저녁 8시에 식사를 끝내고 다음 날 아침 8시에 먹는 식으로요. 이것만 해도 몸이 휴식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건 규칙적인 식사입니다. 불규칙하게 먹으면 우리 몸의 바이오리듬이 완전히 망가집니다. 췌장도, 소화 기관도 '이 시간에 음식이 들어올 거야' 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그 스케줄이 매번 달라지면 몸이 혼돈 상태가 됩니다. 굶었을 때는 전시 상태로 인식해서 당과 지방을 계속 축적하는 형태가 되고, 이게 결국 동맥경화와 당뇨를 일으킵니다. 저도 예전엔 하루 한 끼만 먹는 날도 있고, 다음 날은 세 끼에 야식까지 먹는 식으로 들쭉날쭉했는데, 지금은 최대한 같은 시간에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그게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규칙적 생활 습관이 만드는 차이
식습관만큼이나 중요한 게 규칙적인 생활 습관입니다. 운동, 수면, 수분 섭취, 스트레스 관리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WHO에서는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150분 이상 저강도·중강도·고강도 운동을 2:1:1 비율로 배합해서 하라고 권고합니다. 고강도가 유산소 운동이라면 중강도는 근력 운동, 저강도는 스트레칭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저는 솔직히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병원에서 하루 6~7km를 걸어 다니니 그게 자연스럽게 운동이 되더군요. 다만 주말에는 의식적으로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근력 운동을 추가하려고 합니다.
수면도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흔히 7~8시간 자라고 하는데, 사실 중요한 건 시간보다 깊은 수면의 질입니다. 꿈을 꾸지 않는 비렘수면이 75%, 꿈을 꾸는 렘수면이 25% 정도의 비율이 이상적이고, 비렘수면 중에서도 스테이지 3, 4 같은 깊은 잠을 자야 뇌의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됩니다. 저는 예전에 자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러면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도 개운하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자기 30분 전에 폰을 멀리 두고, 대신 책을 소리 내서 세 장 정도만 읽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러면 금방 잠이 오고, 다음 날 아침에 훨씬 상쾌합니다.
물 마시는 습관도 무시하면 안 됩니다. 하루 1.5L 이상 마시라고 하는데, 한 번에 벌컥벌컥 마시면 안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대장에서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금씩 나눠서 마셔야 합니다. 저도 예전엔 목마를 때 한꺼번에 물을 많이 마셨는데, 그러면 배만 차고 소변으로 다 빠져나가더군요. 요즘은 책상에 물병을 두고 30분마다 한 모금씩 마시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그리고 위장이 비어 있을 때는 미지근한 물이 좋고, 더울 때는 차가운 물을 반 잔 정도, 추울 때는 따뜻한 물이 좋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스트레스 관리는 정말 어려운 부분인데, 일주일에 최소 12시간은 오직 나만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합니다. 먹고 자고 화장실 가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정작 내가 지쳤을 때 쉬는 시간은 사치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주말에도 밀린 일을 하거나 집안일을 하느라 정작 제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번아웃이 왔습니다. 그 이후로는 주말 중 최소 반나절은 아무 계획 없이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시간으로 정해뒀습니다. 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그냥 멍하니 있든 상관없이요. 그게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데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일기 쓰기도 추천합니다. 저는 예전에 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최근 몇 달간 매일 한두 줄이라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쓰는 동안 감정이 정리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느낍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줄어들고 엔돌핀과 세로토닌 같은 행복 호르몬이 나온다는 걸 몸으로 체감했습니다. 거창하게 쓸 필요 없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 느낀 점, 내일 하고 싶은 일 정도만 써도 충분합니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게 아닙니다. 10년 이상의 전단계 기간이 있고, 그 기간 동안 우리가 어떻게 먹고 어떻게 사느냐가 결과를 결정합니다. 실제로 경도 인지 장애 상태에서 열심히 관리하면 80%는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언어를 잊어버린 시인이 자신의 시를 다시 필사하면서 글이 읽히게 된 사례처럼, 지금 시작하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입니다. 내일보다 오늘 시작하는 게 하루라도 더 젊게 만드는 길입니다. 완벽하게 할 필요 없습니다. 작은 것 하나씩, 하지만 꾸준하게 실천하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