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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오해 (LDL 수치, 달걀 논란, 스타틴 부작용)

by 아련한 인생 2026. 3. 15.

작년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말을 듣고 저는 바로 달걀을 끊었습니다. 콜레스테롤 하면 달걀 노른자가 제일 먼저 떠올랐고, 주변에서도 달걀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 올라간다는 말을 워낙 많이 들어왔으니까요. 근데 내과에서 다시 상담을 받으면서 의사 선생님이 달걀보다 삼겹살이나 튀긴 음식이 더 문제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식이 콜레스테롤보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올린다는 거였습니다. 그때 제가 잘못된 정보로 달걀만 피하면서 정작 매주 먹던 치킨이랑 삼겹살은 그대로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은 무조건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 몸에 없으면 안 되는 필수 영양소입니다. 세포막을 구성하고 스트레스 호르몬과 성호르몬을 만드는 핵심 성분이거든요.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면 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호르몬 생산도 제대로 되지 않아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혈관벽이 손상된 상태에서 과도한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면서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과정입니다.

콜레스테롤 오해

LDL 수치만 봐야 하는 이유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으면 총 콜레스테롤, LDL, HDL, 중성지방 수치가 한꺼번에 나오는데, 많은 분들이 총 콜레스테롤 수치만 보고 걱정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총 콜레스테롤이 200을 넘으니까 '이거 큰일 났다'는 생각만 들었거든요. 근데 총 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을 합친 수치라서, 이것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혈액 속에서 단백질로 포장된 택배 상자에 담겨 이동합니다. LDL은 간에서 만들어진 콜레스테롤을 각 조직으로 배달하는 택배 상자이고, HDL은 잘못 뿌려진 콜레스테롤을 회수해서 간으로 다시 가져오는 청소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돌아다니다가 손상된 혈관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서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고, HDL은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겁니다.

실제로 동맥경화와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LDL 콜레스테롤입니다. 일반인의 경우 LDL 수치가 160을 넘으면 생활습관 교정을 시작해야 하고, 몇 년이 지나도 떨어지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이미 동맥경화가 있거나 고혈압, 당뇨, 흡연 같은 위험 요인이 있다면 LDL 수치가 160보다 낮아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이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라면 수치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약물 치료를 시작합니다.

HDL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HDL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약은 대부분 실패했고, 부작용이 더 심해서 지금은 처방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HDL 수치를 올리기 위해 영양제나 특정 식품을 찾는 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중성지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성지방은 에너지원이라서 식사 직후에는 급격히 올라갑니다. 제가 실제로 당한 일인데, 점심 먹고 병원 갔다가 피검사를 했더니 중성지방이 400 넘게 나와서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8시간 이상 금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한 거라 정확하지 않은 수치였습니다. 중성지방은 반드시 공복 상태에서 측정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달걀 논란,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달걀부터 끊으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고 달걀을 거의 안 먹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의사 선생님이 명확하게 말씀해주셨는데, 식이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달걀 노른자에 콜레스테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혈중 콜레스테롤을 진짜로 올리는 주범은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입니다.

우리 몸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는 공장은 간입니다. 간은 포도당, 즉 탄수화물을 재료로 콜레스테롤을 만듭니다. 그래서 기름기를 전혀 안 먹어도 밥이나 빵 같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열심히 합성합니다. 채소만 먹는데도 콜레스테롤이 올라간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는데, 이건 병적인 현상이 아니라 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겁니다. 간은 유전적으로, 체질적으로 일정 수준의 콜레스테롤을 유지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어서, 식단으로 콜레스테롤을 줄여도 간에서 다시 합성해서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식습관을 제대로 점검하고 나서 깨달은 건, 달걀을 피하는 것보다 삼겹살, 치킨, 튀긴 음식을 줄이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포화지방이 많은 고기의 기름 부위, 버터, 치즈, 트랜스지방이 가득한 과자, 빵, 튀김 같은 가공식품들이 LDL 콜레스테롤을 확실히 올립니다. 실제로 석 달 동안 이런 음식들을 확 줄이고 생선, 닭가슴살, 견과류, 올리브유 같은 불포화지방 위주로 바꿨더니 재검사에서 수치가 눈에 띄게 내려왔습니다. 반면 달걀은 하루 한 개 정도는 다시 먹기 시작했는데도 수치에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연구 결과들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대부분의 건강한 성인에게 하루 한두 개의 달걀은 혈중 콜레스테롤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이미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달걀 섭취를 제한하는 게 맞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달걀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전체 식단의 질을 보는 겁니다. 가공식품과 기름진 음식을 그대로 먹으면서 달걀만 끊는 건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저탄고지 다이어트입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건 좋은데,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면서 콜레스테롤도 같이 과다 섭취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겹살 같은 고기에는 중성지방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중성지방은 운동으로 태울 수 있지만, 콜레스테롤은 에너지원이 아니라서 쌓입니다. 그래서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하는데도 LDL 수치가 오히려 올라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스타틴 부작용, 두려워할 필요 있나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약으로, 고지혈증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입니다. 효과는 확실한데, 부작용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근육통, 피로감, 간 수치 상승 같은 부작용이 실제로 보고되고 있고,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스타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콘텐츠도 많아서 약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스타틴이 근육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콜레스테롤 합성은 간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온몸에서 일어납니다. 특히 근육세포는 활동량이 많아서 세포막 손상과 보수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을 자체적으로 합성해서 세포막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스타틴을 복용하면 근육세포의 콜레스테롤 합성도 억제되면서 근육세포의 생리 활동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근육세포가 파괴되는 횡문근융해증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판되는 스타틴 약물들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것들입니다. 대조군에 비해 횡문근융해증이나 근육효소 수치 상승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고, 시판 후 조사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되었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근육세포가 손상되지 않았는데도 환자가 주관적으로 근육통이나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입니다. 이런 증상이 실제로 약물 때문인지, 아니면 심리적인 영향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제가 주변에서 본 사례들을 보면, 스타틴을 먹다가 근육통을 느껴서 약을 끊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 중 일부는 몇 년 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고생하셨습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정말 자각 증상이 없는 '침묵의 살인자'입니다. 나중에 혈관을 들이칠 때까지 아무 증상도 느끼지 못합니다. 반면 고혈압약과 고지혈증약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서 환자에게 불편을 줍니다. 하지만 그 불편이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되고, 부작용을 느끼는 게 오히려 약효가 있다는 걸 반증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물론 부작용이 너무 심하면 약을 바꾸거나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스타틴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사람마다 맞는 약이 다릅니다. 중요한 건 약을 무조건 거부하는 게 아니라, 의사와 상담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겁니다. 이미 동맥경화가 진행되었거나 뇌졸중,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라면 부작용 위험보다 약을 먹지 않았을 때의 위험이 훨씬 큽니다. 위험과 이득을 저울질했을 때, 대부분의 경우 약을 먹는 쪽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식습관을 제대로 점검하고 석 달 뒤 재검사에서 수치가 내려왔을 때, 저는 약을 먹지 않고도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생활습관 교정으로도 수치가 떨어지지 않았다면, 저도 스타틴 복용을 진지하게 고려했을 겁니다. 콜레스테롤 관리는 단계별로 접근해야 합니다. 일반인이라면 생활습관 개선부터 시작하고, 위험 요인이 있거나 이미 동맥경화가 진행되었다면 약물 치료를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콜레스테롤은 무조건 나쁜 게 아니라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입니다. 문제는 과도한 LDL 콜레스테롤이 손상된 혈관벽에 쌓이면서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과정입니다. 달걀을 무작정 끊는 것보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을 줄이는 게 훨씬 효과적이고, 스타틴 부작용이 두렵더라도 본인의 위험 단계에 맞춰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건강검진 결과를 받았다면 총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LDL 수치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의사와 상담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관리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3Dyn79m9INA&t=1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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